암호화폐

리플(Ripple), 국경 간 결제의 패권과 스테이블코인 혁명: 그 거대한 서사

코인황황 2026. 1. 22. 22:35

서론: 애증의 코인을 넘어, 금융 인프라의 표준으로

암호화폐 시장에서 리플(XRP)만큼 논쟁적인 자산은 드물 것입니다. 한때 비트코인, 이더리움과 함께 시가총액 부동의 상위권을 유지하며 '은행을 위한 코인'이라는 찬사를 받았으나, 동시에 지난한 소송과 가격 정체로 인해 '리또속(리플에 또 속냐)'이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2024년 이후, 리플 랩스(Ripple Labs)가 보여주는 행보는 과거와는 확연히 다릅니다. SEC와의 법적 리스크 해소 국면, 그리고 자체 스테이블코인(RLUSD) 출시라는 승부수는 리플이 단순한 전송 수단을 넘어 **'글로벌 금융 결제의 최종 인프라'**로 도약하려는 야망을 보여줍니다.

리포트에서는 리플의 태동부터 현재의 이사회 구조, 그리고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미래 비전까지

심층적으로 분석합니다.

리플 금화


1. Ripple의 기원과 역사: 이상과 현실의 충돌, 그리고 진화

리플의 역사는 비트코인의 탄생보다 더 오래된 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1) 리플페이(RipplePay)와 초기 아이디어 (2004~2011) 리플의 개념은 2004년 라이언 푸거(Ryan Fugger)가 개발한 '리플페이(RipplePay)'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당시에는 블록체인 기술이 없었으나, 중앙화된 금융 시스템 없이 개인 간 신뢰를 바탕으로 자금을 이체할 수 있는 분산 네트워크를 꿈꿨습니다.

이후 2011년, 비트코인의 초기 개발자였던 제드 맥케일럽(Jed McCaleb) 등은 비트코인의 막대한 에너지 소비(PoW) 방식이 화폐로서 비효율적임을 깨닫고, 채굴 없이 합의(Consensus)만으로 작동하는 새로운 원장 시스템을 구상하게 됩니다.

 

2) 오픈코인(OpenCoin)과 리플 랩스의 출범 (2012~2013) 2012년, 제드 맥케일럽과 크리스 라슨(Chris Larsen)은 '오픈코인(OpenCoin)'이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라이언 푸거의 리플페이를 인수하여 현재의 XRP 레저(XRPL)의 원형을 완성합니다.

이들은 비트코인과 달리 1,000억 개의 XRP를 사전 발행(Pre-mine)하였으며, 이를 기업이 관리하며 시장에 유통하는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2013년 사명을 '리플 랩스(Ripple Labs)'로 변경하며 본격적인 제도권 금융 시장 공략에 나섰습니다.

 

3) 내부 갈등과 스텔라(Stellar)의 분리 (2014) 리플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건은 공동 창업자 제드 맥케일럽의 이탈입니다.

리플의 방향성이 지나치게 중앙화되어 있고 은행 친화적으로 가는 것에 반발한 맥케일럽은 회사를 떠나 '스텔라(Stellar, XLM)'를 창시했습니다. 그가 보유했던 막대한 양의 XRP를 시장에 매도하는 과정은 오랫동안 XRP 가격 상승을 억제하는 요소로 작용했으나, 현재는 그의 물량이 대부분 소진되어 악재가 해소된 상태입니다.


2. 강력한 리더십과 이사회 구성: 실리콘밸리와 월스트리트의 결합

리플이 다른 암호화폐 프로젝트와 차별화되는 점은 매우 강력하고 전문적인 경영진(C-Level)과 이사회를 갖추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리플이 탈중앙화된 커뮤니티 프로젝트가 아니라, 명확한 목적을 가진 '핀테크 기업'임을 증명합니다.

 

1) 브래드 갈링하우스 (Brad Garlinghouse) - CEO 야후(Yahoo)와 AOL의 임원 출신인 그는 2015년 리플에 합류하여 2017년부터 CEO를 맡고 있습니다. 그는 탁월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으로 SEC와의 소송전을 진두지휘했으며, 다보스 포럼 등 국제 무대에서 블록체인 업계의 대변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리플의 사업 모델을 단순 송금에서 유동성 허브로 확장시킨 장본인입니다.

 

2) 크리스 라슨 (Chris Larsen) - 공동 창업자 및 이사회 의장 온라인 대출 플랫폼 'E-Loan'과 'Prosper'를 창업했던 핀테크 1세대 거물입니다. 리플의 초기 자금 조달과 은행 파트너십의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현재 경영 일선에서는 한 발 물러나 있지만, 이사회 의장으로서 회사의 거시적인 방향성을 결정하는 데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3) 데이비드 슈워츠 (David Schwartz) - CTO '리플의 아키텍트'로 불리는 그는 XRP 레저의 기술적 구조를 완성한 천재 엔지니어입니다. 미 국가안보국(NSA)과 CNN 등에서 일한 경력이 있으며, 블록체인 기술의 보안성과 확장성을 설계했습니다. 그가 설계한 합의 알고리즘은 채굴 없이도 수 초 내에 거래를 확정 짓는 리플의 핵심 경쟁력입니다.

 

4) 이사회 및 자문단 리플의 이사회에는 전직 규제 당국자나 금융계 거물들이 포진해 있습니다. 벤 로스키(Ben Lawsky) 전 뉴욕 금융서비스국장, 수잔 에치(Susan Athey) 스탠퍼드대 교수 등이 합류한 바 있으며, 이는 리플이 규제 준수(Compliance)를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3. SEC 소송: 위기를 기회로 바꾼 규제 명확성

2020년 12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XRP를 미등록 증권으로 규정하고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는 리플 역사상 최대의 위기였으나, 역설적으로 리플이 제도권으로 진입하는 열쇠가 되었습니다.

 

약 3년 6개월간의 법적 공방 끝에 2023년 7월, 아날리사 토레스 판사는 "거래소를 통해 일반 대중에게 판매된 XRP는 증권이 아니다"라는 약식 판결을 내렸습니다. 비록 기관 대상 판매에 대해서는 증권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판결이 있었으나, XRP 자체의 증권성을 부정한 이 판결은 암호화폐 업계 전체의 승리로 기록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리플은 미국 내에서 **'규제 명확성을 확보한 거의 유일한 알트코인'**이라는 독보적인 지위를 얻게 되었습니다. 불확실성이 해소되자 미국 은행들과의 파트너십 재개 가능성이 열렸고, 이는 후술할 스테이블코인 사업의 강력한 추진 동력이 되었습니다.


4. 게임 체인저: 스테이블코인(RLUSD)과 리플의 새로운 비전

리플은 최근 미국 달러와 1:1로 연동되는 자체 스테이블코인 'RLUSD(Ripple USD)' 출시를 공식화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테더(USDT)나 서클(USDC)의 시장 점유율을 뺏어오겠다는 의도가 아닙니다. 리플의 기존 사업 모델인 ODL(On-Demand Liquidity)의 한계를 극복하고, 진정한 의미의 '가치 인터넷(Internet of Value)'을 완성하기 위한 마지막 퍼즐입니다.

 

1) 변동성 문제의 해결과 ODL의 진화 기존 리플의 ODL 솔루션은 국경 간 송금 시 법정화폐를 XRP로 바꾸고, 이를 전송한 뒤 다시 현지 화폐로 바꾸는 구조였습니다.

이 과정은 수 초 만에 이루어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XRP의 가격 변동성은 보수적인 금융 기관들에게 진입 장벽이었습니다. RLUSD가 도입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금융 기관은 변동성이 없는 RLUSD를 통해 자금을 전송하고, XRP는 네트워크의 가스비(수수료) 및 브릿지 통화로서의 유동성을 공급하는 백본(Backbone)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즉, XRP와 RLUSD의 듀얼 토큰 시스템을 통해 안정성과 속도를 동시에 잡는 것입니다.

 

2) 엔터프라이즈급 규제 준수 (Enterprise-Grade Compliance) 현재 스테이블코인 시장 1위인 테더(USDT)는 준비금 불투명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반면, 리플은 처음부터 금융 기관을 타깃으로 하여 성장해 왔습니다.

RLUSD는 미국 은행 예금, 단기 국채 등 100% 투명한 자산으로 담보되며, 제3자 회계법인의 감사를 받을 예정입니다. SEC와의 전쟁에서 살아남은 리플의 '규제 내성'은 기관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스테이블코인이라는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제공합니다.

 

3) DeFi와 TradFi(전통 금융)의 연결 고리 리플은 이더리움 가상머신(EVM) 사이드체인과의 연동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RLUSD는 XRP 레저뿐만 아니라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도 발행될 예정입니다. 이는 리플 생태계가 고립된 섬이 아니라, 전 세계 디파이(DeFi) 유동성을 흡수하겠다는 전략입니다.

기관들은 RLUSD를 통해 리스크 없이 디파이 상품에 접근할 수 있게 되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트랜잭션은 XRP 레저의 활성화를 이끌 것입니다.


5. 결론: 리플이 그리는 미래와 성공 가능성

리플이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성공하고, 나아가 XRP의 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근거는 명확합니다.

 

첫째, ISO 20022 표준 도입입니다. 전 세계 금융 통신 표준이 ISO 20022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리플은 이미 이 표준을 준수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는 SWIFT 2.0 시대로 넘어가는 길목에서 리플이 대체재가 아닌 '필수재'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둘째, CBDC(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입니다. 팔라우, 부탄 등 여러 국가가 리플의 기술을 기반으로 CBDC를 테스트하고 있습니다. RLUSD의 운영 노하우는 향후 각국 중앙은행이 발행할 디지털 화폐와의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을 보장하는 핵심 자산이 될 것입니다.

 

셋째, 비즈니스 모델의 완성입니다. 과거의 리플이 단순히 '빠른 전송 코인'이었다면, 현재의 리플은 결제(Payments), 수탁(Custody), 그리고 스테이블코인 발행까지 아우르는 종합 금융 솔루션 기업으로 변모했습니다.

물론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합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치열한 경쟁, SEC와의 항소심 잔존 이슈 등은 넘어야 할 산입니다. 하지만 지난 10년의 역사 동안 리플은 수많은 비관론 속에서도 생존했고, 이제는 규제라는 가장 큰 파도를 넘어 튼튼한 돛을 올리고 있습니다.

 

리플은 이제 단순한 알트코인이 아닙니다.

전 세계 금융망의 혈관을 디지털로 교체하려는 거대한 인프라 프로젝트입니다. RLUSD의 출시는 그 혈관에 깨끗하고 안정적인 혈액을 공급하는 시작점이 될 것이며, 이 시스템이 완성되는 날 XRP의 가치 또한 재평가받게 될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리플을 다시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본 자료는 신뢰할 만한 정보원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나, 그 정확성이나 완전성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이는 어떠한 경우에도 투자 결과에 대한 법적 책임 소재의 증빙 자료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

가상자산 투자는 높은 변동성으로 인해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본인의 투자 성향과 리스크 감내 수준을 고려하여 신중히 결정하시기 바랍니다.